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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의 유혹 - 힐링을 위한 힐링아다간 붕어조행 2021. 6. 9. 14:45
저의 주변인들은 제가 그리 위험한 지류를 밟고 살아오지 않았고
남들보다 빠르게 꿈에 다다르며 먼 길을 돌아오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누군가는 나에게 ‘고민이 없는 것이 고민인 사람’이라고 표현을 할 정도 였으나
나름은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는 광대가 되기도 했고 때론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 무릎이 깨어지기도 했었다.
건강에도 문제가 많아
월중행사처럼 가게 되는 병원을 다녀오면 또 한봇다리의 약봉지......
그놈의 약 얼마든지 먹어 줄테니
심장만 뛰게 해달라고
울며 불며 메달리고 기도 한 시간이 얼마였던가?
힘이 들 때면 조용히 물가를 찾아 찌를 바라보며 멍 때리기를 하곤 한다.
이제는 낚시가 나에게 안식을 주는 크나큰 취미가 되어 주말이 되면 동호인들과 어울려 물가에 찌를 드리우며 아픔을 잊곤 한다.
몇 년 전에 물가에서 같이 꿈을 드리웠던 동네이장이 삶의 많은 아픔을 딛고 일어나 ‘산다는 건 좋은거지’라는 타이틀로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도 가슴 속에는 한가지 이상의 버리고싶은 무거운짐은 다 있는것 같다.
오늘의 그와 함께 하룻밤 자연 속에서 옛 추억을 끄집어내고자 먼 길을 나섰다.
“성님!
제가 김치찌개 준비해서 가니까 성님은 김치만 조금 가지고 오십시오.
밥은 제가 즉석에서 해 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동네이장이 얼마나 고마운지 ...그래 알았다....출발
집에서 120km ....
모처럼 설레는 가슴으로 먼 길을 달렸다.
마름이 군데군데 피어올라 낚시할만한 자리가 몇 자리 없다..
이미 먼저 온 다른 일행들이 좋아 보이는 자리는 점령을 했고..
나는 뚝방에라도 앉아야 했다.
멀리보이는 차량 옆이 내 자리다..
자연산 야생 뽕나무도 있다..
오디도 주렁주렁 열렸다..
혹시나 몸에 좋은가 싶어 몇 개 따서 먹어본다.
이런 자연 속에 들어오니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상쾌함이 있다.
말 그대로 숨쉬기가 편하다...
담배연기를 마셔도 내 폐가 아주 좋아한다.
신선한 산소바람이 들어온다고..ㅎㅎ
먼저 온 동네이장의 자리다..
오늘은 8대로 붕어들을 유혹할 모양이다.
예전에도 나랑 같이 낚시를 하면 내가 한 마리 잡을 때 세 마리정도는 잡아 올렸고 지금도 낚시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은 조과를 올리는 선수다.
사실 실력이라고 해봤자 좋은 포인트를 점령하는 것이 다가 아닌가 싶지만..ㅋㅋ z
본인은 그것이 실력이라고 하니 할 말은 없다.
저녁을 먹고 나니 어둠이 찾아왔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칠흑 같은 어둠속일지라도
마음만 가지면 언제나 무거운 짐도 벗어 버릴 수 있는 것이 낚시가 아닌가?
일주일을 보내고 새로운 한주를 구상 할 때 이렇게 물가에 앉아 방향을 점검한다.
낚시는 나에게 점검의 시간이기도 하다.
동네이장 옆에서는 물소리가 들리는디...
내 자리는 영 소식이 없어 애를 태우던 중 9시경 멋진 찌올림 속에 찾아온 무림삼미(월척)!
수심 2m 권에서 물고 늘어지는 힘은 과히 장사급이다.
얼굴도 몸매도 이삔것이 힘도 좋아요....
또 만난 그님도 아름다운 몸매가 비슷하다.
밤사이 심심찮게 언냐들과 속삭이는 동안 새로운 하루가 열리는 먼동이 떠오른다.
이제 낚시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나에게 많이 남아 있지 않다.
물가에 앉아 있는 이 시간이 너무 소중하기에 난 한시도 찌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아니 이순간이 아까워서 눈이 감기지를 않는다.
하룻밤 사랑놀이의 결과다...
남들이 버리고 간 것까지는 다 치우지 못하지만 가지고간 것은 모두 회수 한다.
아다간 하고 ....
1박의 자연인생활을 정리 한다.
평범한 사람은 천재를 이길 수 없고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하듯이
무엇이던지 강요에 의하여 하는 일이란 한계가 있지만
스스로 좋아서 즐기면서 하는 사람에게는 그 일이 힘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삶의 즐거움이 되는 것이리라....
2021년 6월 14일
아다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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