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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붕어의 유혹 - 자아조어-2013년9월 20~22일
    아다간 붕어조행 2013. 9. 24. 17:02

    높게 물러선 파아란 가을하늘

       들판에는 노오란 곡식들

       고개 숙인 허수아비 바람에 출렁이고....

       저 넘어 호숫가 갈대밭에는

       가을보다 더 빨리 물들었던 왕언냐를 향한 나의 그리움이........

     

       이번 추석 휴일은 5일이다.

       회사에서는 제발 명절 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하지만..

       속으론 그동안 오늘이 오기를 얼마나 벼르고 벼렸던가?

       추석날 모든 일정을 끝마쳐야한다...

       모든 일을 서두른다..

       그래야 다음날부터 23일로 왕언냐를 만나러 갈꺼다.....ㅎㅎㅎ

       왕언냐에 대한 그리움으로 며칠 전부터는 잠도 설치면서

       꿈결에 헛챔질을 한두번 한 것이 아니었다..

     

       자~~~~

       계획대로 출발!.....룰루랄랄~~~~~

     

       달리고 달려서 오늘의 목적지에 꿈을 드리웁니다...ㅎㅎㅎ

       먼저온 동네이장팀이 자리를 잡아놓았네요.

       어느 정도는 내 자신이 행복하다는 착각에 빠져야 행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물가를 찾아서 왕언냐를 향한 그리움의 꿈을 드리우는 순간이 행복합니다.

       가끔은 가벼운 깃털을 달고 나만의 괄호를 치고 들어가 앉아 행복하다는

       착각에 빠져 단순하게 살아내는 내가 되어지는 것도 행복합니다.

       

       제자리 우측으로는 일행분과 또다른 꾼들이 자리를 했습니다.

       동네이장 일행은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았고요.

       동네이장 일행은 오늘이 2박째 입니다...ㅎㅎㅎ징헙니다.

       낮 동안은 한번의 설레임도 없이 서서히 노을에 물들어갑니다.

     

     

     

       동녘하늘엔 보름달이 훤하게 떠오릅니다.

       달빛이 너무나 밝아 밤인지 낮인지 구분이 쉽지가 않습니다

     

     

       허무 하게도 밤새 한번의 떨림도 없이 아침은 찾아오네요..

     

     

       그렇게도 기다리고 기다리던 하얀밤이 이렇게 허무 할 수가 있나요?

       온밤을 하얗게 지세운 댓가가 이슬에 젖은 꿈이란 말입니까?

       하지만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도 불행하게 만드는 것도 나의 몫입니다.

       왕언냐를 향한 그리움이 그리움으로 머물도록 마음을 다스립니다..

     

     

       마을 어귀에 있는 학교 담장에는 나팔꽃이 이삐게 피었네요.

       나팔꽃 보니 집사람 생각이 납니다..

       그렇게도 낚시가 좋은가요?

       하고 몇 번이나 물의면서도 가지마세요라는 말도 못하는 당신!......사랑합니다.

       저는 전화다이얼을 누릅니다....

       온갖 아양을 떨면서 여보야! 어제 꽝 쳤네. 이왕 나온 김에 1박 더 하고 갈라네..

       멀리서 들려오는 염려의 숨소리.........“그러세요. 춥지 않게 옷 입으시고요”.

       진짜 오늘밤에는 꼭 왕언냐를 만나서 내일아침 일찍 집으로 가야합니다.

     

     

       어제의 그곳에서는 더 이상 미련을 버리고 장소를 옮겨봅니다.

       산밑에 오염원 하나도 없는 준계곡형 저수지입니다.

       물색 좋고 새우 바글바글 합니다..

       분위기 좋습니다..

       오늘밤은 이곳에서 꿈을 날려보렵니다.

       제 자리 우측입니다.

     

     

       건너편 뚝방에도 두명의 꾼이 있습니다.

       말소리를 들어보니 현지 꾼들인 것 같습니다.

       어제는 몇 수 했는데 오늘은 통 안 나온다고 합니다.

     

     

       제자리 좌측입니다.

       저수지 상류의 돌출 지점으로 갈대밭이 있고 물풀도 있어서

       왕언냐들의 은신처이면서 먹이활동을 하는 곳일 것 같습니다.

       오후가 되니 바람이 불기 시작합니다.

       밤에는 바람이 잠잠해질 것을 알기에 기다립니다.

     

     

       좌로부터 15, 32, 34, 34, 32, 29. 29 27, 25, 이렇게 9대를 포진시킵니다.

       수심이 3m 정도 됩니다..

       짧은대가 없어서 긴대도 폈는데 은근히 걱정입니다.

       밤에는 바로 앞에서 입질이 올 것만 같은데....

     

     

       먼저 온 일행들과 어둡기 전에 저녁을 해결합니다.

     

       지산님이 먼저 가시면서 주고간

       오늘밤의 메뉴는 돼지갈비찜입니다.

       감사히 너무 맛나게 잘 먹었습니다..든든합니다.

       저는 낚시 다닐 때는 잘 먹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밤이슬 맞아 골병들어가면서까지 낚시를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갈비찜에 막걸리 한잔을 곁들여 저녁을 든든하게 먹었습니다.

        낚시 다니면서 이 순간들도 나를 행복하게 합니다.

        신선도 부럽지가 않습니다.

     

     

        저녁 먹고 나니 노을이 찾아오네요.

        오늘밤에는 좋은 일이 있을련지?

        노을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새우 채집망에 들어온 새우들의 크기가 너무 작아서

       바늘에 세 마리씩 메달아서 상을 차렸습니다

     

       오늘밤도 달이 너무 밝아서 왕언냐들의 소식이 없는 것 같습니다.

       풀벌레 울움 소리는

       애타게 기다리는 내 마음도 모른 체 밤새 나를 괴롭힙니다.

     

       한번의 설레임도 없이 이곳에서도 아침을 맞이합니다.

       이틀 밤을 지세고 나니 이제 지치네요..

     

     

       제자리 뒤편의 아침풍경입니다.

       산에는 안개가 자욱합니다.

       이렇게 안개 피어오르는 아침을 맞이하는 것이 참 좋습니다.

       차를 주차하고 50여 미터를 두 번에 걸쳐서 짐을 날랐는데.........

       여기서도 아쉽고도 아쉽지만 꿈을 접습니다...

     

     

       그냥 집으로 가기에는 너무 허무합니다.

       발길이 떨어지질 않습니다...

       2박3일의 일정이 이럴수는 없습니다...안타갑네요.

       가는 길에 일행들이랑 추어탕 한그릇씩 하고 가는 길에 있는 저수지에 들리기로 합니다.

     

     

       여름내내 저수지 전역이 마름으로 덮였었는데 많이 사그러 들었네요

       이곳에서는 간편하게 낚시대 3대만 펴고 3시간정도 짬 낚시를 하고 갈 계획입니다.

     

       34, 32, 36, 이렇게 3대를 편성합니다.

       한시간이 지나도 입질이 없네여.

     

     

       좌측에 29대를 한 대 펴서 같이 이장 지인에게 낚시를 해보라고 합니다

     

     

     

       3대중에서 32칸대에서 왕언냐의 소식이 왔습니다.

       이틀밤을 꼬박지세우고도 서운해서 집에 가지 못했는데.

       이곳에서 이제야 왕언냐를 만났습니다.

       23일의 피로가 한순간에 날아가 버립니다.

       벌겋게 타버린 얼굴과 팔도 멋지게만 보입니다.

     

     

     

       붕숙언니!

       이뻐도 너무 이쁩니다.

       하두 커서 계측을 해봅니다.

       37cm입니다...ㅎㅎㅎㅎㅎㅎ

       계측자에는 34cm로 보이지만 너무 급한 나머지 기준점을 잘못 잡았습니다

       34cm+3cm입니다....저의 새로운 기록입니다.

     

     

       그렇게도 기다리고 기다리던 황금연휴에.

       그리도 원하고 원하던 그님을 만나고야 말았습니다.

       이틀밤을 꼬박지세우고도 이렇게 님을 만날 수 있기에

       저는 또 그리움 가슴에 가득 담고서 길을 떠날 것입니다..

     

     

     

     

    2013년 9월 23일

    황금붕어 아다간

     

     

     

     - 자아조어-
       진정으로 낚아야할 고기는 마음 속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사람과 낚시의 관계를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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