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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의 유혹-운곡지(2014년6월1일)아다간 붕어조행 2014. 6. 19. 16:54
일 시 : 2014년 6월1일
장 소 : 곡성 운곡지
날 씨 : 맑음
동행자 : 홀로
조 과 : 붕애들과의 회후
미 끼 : 옥수수, 새우, 지롱이
출조기
제가 낚시를 좋아하는 것은
세상에 속고 사랑에 울어서 어디론가 피하고 싶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휴일에 집에 있으면 허리가 아프니 어깨가 결리니 머리가 띵하니
오만군데가 아프다가도
낚시만 가면 아픈 곳이 하나도 없어집니다.
이러니 집에 머물 수가 있나요?
어쩌다 이리도 특별한 인연이 되었는지?
만남의 공간이 무한지대는 아니지만
우리 둘의 만남의 공간이 물가에 존재하기에
오늘도 인연을 찾아 길을 나섭니다.
왕언냐를 향한 내 그리움은 녹음이 짙은
초여름에도 앙상한 겨울나무처럼 여민 가슴에 홀로 서기에
언냐 생각에 하늘만 바라보아도 눈물이 흐르고
한여름에도 가슴엔 찬 서리가 내려 아릿합니다.
집사람도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새벽잠을 설치는 나에게 낚시안가신가요?
하고 질문을 하네요...새벽 5시에 집을 나서서 그리움이 싹트는 그곳으로 달립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곳을 찾으면 최상류에는 차량으로 진입을 못했는데
올해는 저의 낚시용 애마가 있어서 최상류까지 논스톱으로 진입합니다.ㅎ
아주 편하고 좋습니다.
왕언냐를 향한 내 사랑은 너무도 간절하고 애절하여 이렇게 과감한 투자도 합니다.
(마나님에게 이렇게 정성을 다하고 투자를 했으면 아마 나를 업고 다닐 겁니다만.ㅎ ㅎ ㅎ)
저수지를 한바귀 둘러보고 많은 고민 끝에 좋아 보이는 자리를 잡습니다.
제자리 좌측 풍경입니다.
배수가 이루어지고 있어서 중하류권으로 자리를 잡을까 고민했지만
상류 우측에 물골이 흐르는 자리에 수심이 4미터정도 나오는곳이 있어 이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제자리 우측입니다.
급경사를 이루고 있어 수심이 4미터 나오네요..
걸면 손맛은 보장되었습니다..ㅎㅎㅎㅎㅎ
모처럼 산속깊은 저수지에는 오로지 저혼자 뿐입니다...ㅎㅎㅎ 너무 행복.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고 무섭지 않으며 행복한 순간이 이 순간입니다.
왕언냐에게는 나를 만남이 또 다른 삶을 의미하기에 언냐는
나를 경계하고 몸을 숨기고 조심스럽지만 언냐가 은신해있을 수심 깊은 곳을 찾아 오늘은
옥수수와 지롱이 새우로 언냐를 유혹해 볼려고 합니다...
이렇게 자리를 잡고 쳐다보고만 있어도 좋습니다. 행복합니다.
좌로부터 32, 36, 34, 34, 40, 44, 40, 38, 36,
옥수수미끼에 찌를 멋들어지게 들어 올리고 한순간 나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더니
힘없이 따라오다 날라온 피리입니다...
오늘 오른팔이 고생 좀 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네요..
그래도 짧은 찌올림 아릿한 손맛만 있어 준다면 왕언냐가 아니어도 행복해 합니다.
좌측 32칸대 옥수수미끼의 멋진 찌올림에 챔질 성공입니다....
별반 크지 않은 놈이라 금방 저와의 힘겨루기를 포기하네요,..
좀 더 심하게 앙탈을 부려주길 원했던 내 마음을 몰라주네요..
배수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래도 붕어 얼굴은 봅니다.
아침내내 그렇게 그립워 했기에
이렇게 만나는 순간에는 온몸이 떨려옵니다.
그래 이거야! 이맛이야!
왕언냐가 아니어도 언냐와 눈 맞춤을 하는 이순간이 행복합니다.
정말로 자주 어루만지고 입을 맞추고 싶습니다.
황금빛 몸매가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제가 처음 낚시를 이곳 운곡지에서 했는데 저는 붕어가 모두 이렇게 금빛이 도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카페이름도 '광주황금붕어'로 했고요.
바로 방생합니다.
채집망에 들어온 새우들입니다.
마침 미끼로 쓰기에 딱 좋은 싸이즈입니다.
바닥이 지저분한 것은 아니지만 언냐들의 눈에 잘 띄라고 연주채비에 새우를 꿰어 봅니다.
왕언냐를 위하여 맛난 먹이로 정성스럽게 상을 차릴때, 꼭 만남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나는 이순간이 너무나 행복합니다.
세상이 아름답다고 노래합니다.
오늘은 강한 햇빛도 없어 낮에도 낚시하기에 참 좋네요.
계곡지라 그런지 산들산들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속세에 찌든 나의 몸과 마음을
어루만지고 지나갑니다.
간간이 작은 붕어들이 앙탈을 부려주기도 하고...
오후 4시쯤 되니 건너편 무너미 부근에도 꾼이 도착하여 꿈을 펼치고 있네요.
내 등 뒤에는 보라색빛깔이 선명한 엉겅퀴가 보이고요.
언냐를 알고부터 특별할 것 없는 일상에서도 언냐를 향한 그리움이 행복이라는 단어가 되어
작은 파문으로 일렁이기 시작했습니다.
평일은 나도 모르는 기다림으로 하루를 보내지만
이렇게 물가를 찾은날은 세상에 숨겨진 아름다운 것들을 발견하고 보존하는 것이
또하나의 큰 행복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여기저기에 널려있습니다.
들판에 핀 이름 모를 꽃 하나 풀잎하나와의 만남도 나에겐 아름답고 귀한 인연들 입니다...
몇 년 전에 엉겅퀴줄기와 잎사귀를 갈아서 먹으면 좋다고(?) 하여
마눌이랑 엉겅퀴 캐러 다닌 기억이 납니다.
꽃이 보라색이 토종 엉겅퀴입니다.
기대에는 못 미치는 작은 싸이즈의 붕어들과 놀았지만 시간가는줄도 모르게
어느새 해가 넘어가는 시간이 되었네요.
혼자 조용히 자연과 하나가되어 아침부터 초저녁까지 보내고 자리를 정리합니다.
아니다녀간듯이 진짜 아무도 머물다가지 않은 것처럼 깨끗하게 주변을 정리 합니다.
지금은 아픈곳도 없는데 집에 가면 사방군데가 쑤시고 결린텐데....ㅎ
님을 그리워하고
그 그리움이 사랑으로 자라고
그 사랑이 다시 님과 나에게
좋은 인연으로 이어질 때
이것이 이것이야말로
힘겹고 괴로운 삶이라도
내가 참고 견디는 이유였음을.......
2014년6월1일
언냐를 만나는 꿈을 꾸는 한..
또한 꿈을 안고 있는 한..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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