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다간 붕어교실

아다간의 낚시이야기 제1편 - 붕어낚시 입문

아다간- 2020. 6. 10. 10:43

낚시를 시작한 것은 6~7살 때쯤인 것 같다.

 

태어난 곳이 별들의 고향인 고흥 바닷가 마을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유아시절부터 집 앞 몽돌해변에 누워 파도소리를 들으며 밤하늘의 별을 헤이다 떨어지는 유성을 보면서 유성이 떨어지면 멀리서 누군가 죽었다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잠이 들곤 했다.

 

대나무에 몇 호인지도 모르는 낚시줄에 큰 바늘을 달아 봉돌이 있었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근처에서 채집한 청거시나 홍거시로 대를 드리워 별돔(감성돔새끼)이 물고 늘어지면 온몸에 전율이 짜릿하게 전해져 흥분하곤 했지 그때는 물이 얼마나 맑은지 문저리는 물속에서 훤히 보이니까 갯깡구만 낑겨서 입 앞에 대주면 마릿수로 잡아서 돼지 밥으로 주곤 했고 동네 형들이 저녁에 배 타고 근처에서 배낚시 할 때 따라가서 줄을 드리우면 손을 툭툭 치는 입질에 잡아 올리면 아나고 도다리 모레무지 등등...거의 물반 고기반 이었지.

 

그렇게 유아시절을 고흥에서 보내고 광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는데

낚시를 까마득히 잊어먹고 살다가 20대 중후반에 와이프를 만나서 같이 나주 다도댐으로 동생이 쓰던 낚시대 2대를 들고 낚시를 갔는디 허버 이삔 괴기들이 대를 드리우기가 무섭게 물고 늘어지는기라....

괴기도 참말로 이삐게 생겼다.

바닷가의 감성돔처럼 야무지게 생겼더라구...

그게 알고 보니 이제는 골치덩어리 외래어종인 불루길 이었다는거 아이 가?...ㅋ

 

암튼 그때는 불루길이 뭔지도 모를 때니까 그저 짜릿한 손맛에 홀딱 반하여 낚시대를 한 대 두 대 사기 시작 하였지 자가용차량이 없던 시절이라 동네 낚시가계에서 봉고차로 출조하면 동네 영감들과 어른들과 함께 3,000원~5,000원 내고 해남으로 고흥으로 장흥으로 신안으로 도시락 싸들고 따라 댕기기 시작 하였지..ㅎ

그때 동네 어른들이 젊디젊은 내가 낚시 한다고 따라 댕기면 한심하게 보이기는 했을것 같지만 그랬든 어쨌든 눈치 없이 낑겨서 다녔어.g

차가 한 대다 보니 차에서 내려서 의자에 가방 묶어서 어깨에 메고 왼손에는 대바구니 오른손에는 보조가방에 파라솔까지 들고 100m든 500m든 걸어서 포인트에 진입하여 낚시대 3대 펴고 옆에는 릴 한 대 던져놓고 간드레 불 켜서 찌를 밝히면서 낚시를 하였지..

그때 낚시대 길이가 2칸에서 2칸반 정도 였던 것 같다 3칸짜리 낚시대는 무거워서 몇 번 던지고 나면 팔목에 엘보 올 정도 였으니 3칸 이상 가지고 다닌 사람도 별로 없었지.

그때 까지만 해도 부력이 뭔지 침력이 뭔지도 몰랐고 낚시가계 주인이 채비 맞춰주면 그게 다였으니까 지금 생가해보면 채비가 허접해서 그런지 월척급은 쉽게 만날 수가 없었고 마릿수는 많이 잡았던 것 같다.

그 시절 기억에 남은 저수지는 지도 봉리지, 진도 소포수로, 해남 신덕저수지, 화원저수지 등이며 신덕저수지 같은 곳에 갈 때는 영산강 하구언 뚝이 없어서 광주에서 영산포거처서 영암으로 해서 풀치제 넘어서 성전으로 해서 해남 들려서 허버 달려서 갔던 기억이 새록 새록 하네...

신덕저수지!

새비 채집망에서 새비 한마리 꺼내서 달아 놓으면 준척급들이 찌를 몸통까지 쳐 올려 버리는 환상적인 곳이었는디........

 

광주근교의 저수지에 낚시 갈때는 집에서 시내버스타고 남광주나 백운동 터미널에서 시외버스로 갈아타서 저수지 근처에 내려서 가방 메고 들고 1~2km는 기본으로 걸어갔었는데 ..밤낚시 할 때는 간드레 불빛 때문에 건너편 꾼들과 말싸움하는 것도 많이 지켜봤고 낚시터에서 고성방가 하는 것은 흔하게 볼 수 있었지만 누가 특별히 뭐라하는 사람도 없었던 시절이었지....

그렇게 저렇게 붕어 낚시를 하다가 30대에 장성댐의 향어 낚시에 도전 한거야..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어리숙하다고 해야 하나 무지하다고 해야 하나

입질도 예민한 향어를 잡겠다고 무식한 채비에 떡밥도 아닌 짜게를 고무줄에 끼워서 바늘에 달아놓고 하염없이 기다리니 향어가 미끼 쳐다보고 무서워서 물었겠어?

그래도 이런 무식한 채비로도 밤낚시 하면 한 마리 정도는 잡곤 했지.....

지금 같은 채비라면 열 마리도 더 잡았을 것 같은디.....

이렇게 30대 중반까지 민물 낚시를 하다가...

 

오늘은 여기까징 2편으로 갑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