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다간 붕어조행

붕어의 유혹 - 2013년6월1~2일 조행기 - 한번쯤

아다간- 2013. 6. 5. 12:46

 

하늘은 고요하고 땅은 푸르르고 마음은 뜨겁습니다.

꿈이 살아나는 불금입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요일입니다...

불금날은 아침부터 마음이 설렙니다.

그러나 설렘도 잠시 이번 주말은 운동이 잡혀서 금요일 밤에는 낚시를 못갑니다.

운동 끝나고 토요일 밤낚시를 떠나야 할 것 같습니다.

주변은 온통 푸르름으로 녹음이 물들은 장성의 소류지입니다.

금요일 점심때 후배둘이서 낚시를 한다고 하여 제가 안내한 곳입니다.

물을 보니 대를 담그고 싶은 충동이 일어납니다.

 

 

 

소류지 상류쪽 수초 옆으로 후배가 전을 벌리고 있네요.

주초에 내린비로 수위도 올라가고 산소가 풍부한 새물이 유입되는 물골자리이기에

수초 속에는 왕언냐들이 드글드글 할 것 같습니다.

분위기는 너무 좋습니다.

자리 잡는 것 보고 저는 아쉬운 발길을 돌립니다.

다음날 전화해보니 불식이만 50여마리 잡았다는군요..gggg

 

 

낚시터 옆에는 이렇게 청초하고 예쁜 찔레꽃이 아름다움을 뽐내며

언냐를 향한 그리움에 목말라있는 이놈의 가슴을 설레게 합니다..

 

 

 

 

 

토요일 아침 저는 거래처와 운동을 합니다.

여러분들도 접대 많이 해 보셨죠?

파릇파릇한 잔디위에서 굿~샷을 외치며 즐거울 것만 같은데...천만의 말씀

골프접대 정말 스트레스 팍팍 받습니다.(낚시 하고 싶어서 받는 스트레스도 있고요)

잘 치면 맨날 운동만하냐고 하고 못 치면 운동신경이 없는거냐며 구찌 넣는데..

돌아버릴 지경입니다. 잘해도 문제 못해도 문제 이게 접대입니다...흑흑흑

또 이렇게 스트레스 받아야 낚시도 즐겁게 합니다... ㅎgggggg

 

 

 

운동 끝나고 집에서 조금 쉬다가 6시쯤 집을 나섭니다.

새우 하고 지롱이 한봉지 준비해서 출발 합니다.

이때가 가장 기분이 좋습니다.....왕언냐들이 나를 반겨줄 것만 같은..

현장에 도착하여 전을 펼치고 나니 어둠이 찾아오네요..

수위도 많이 올라가고 하여 기대를 만땅으로 했는데.....

 

 

 

새벽 4시 반쯤 되니 어슴푸레하니 형체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한번만 딱 한번만을 마음속으로 외쳤지만 언냐는 대답이 없습니다.

머나먼 길을 한걸음에 달려온 내 사랑을 외면하고 나의 가슴을 아리게 합니다.

그래도 아무리 아프고 아파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내님...

당신은 나를 외면하지만 나는 당신을 어찌하지 못합니다.

 

 

 

들판에는 파란 벼잎들이 질서정연하니 농부의 구슬땀에 보답하고

먼 산에는 아침을 알리는 붉은 빛이 솟아오릅니다.

 

 

 

 

님의 치맛자락에 얼굴을 묻고 온밤을 아쉽고도 아쉽게 지세우고 맞이하는 아침!

님의 향기에 취하지 못해 못내 아쉽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떠오르는 태양을 넓은 들판에서 맑은 공기와 푸르름 속에서

볼 수 있다는 것에 저는 행복합니다..

오늘은 아침시간에도 언냐들은 식사를 안 하네요.

나는 김밥 한덩어리로 허기진 배를 채우면서 온밤을 지세우고

언냐를 위해서는 통통한 새우와 싱싱한 지롱이를 식탁에 올렸건만.........

이러다 꽝 맞을 것 같아 물빠짐이 없는 수로로 자리를 옮기기로 합니다.

 

 

 

 

근처의 논 가운데 있는 십자형 수로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곳은 마름풀이 피어올라서 찌를 세우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네요.

 

 

 

 

 

아침부터 땀 뻘뻘 흘리면서 앞에 있는 갈대를 수초제거기로 작업을 하고

22, 32. 30, 34 네 대로 꿈을 펴봅니다.

한적한 농로의 중간에서 뙤약볕을 받으며 언냐를 향한 그리움을 달래보지만

무심한 언냐는 소식이 없습니다.

뙤약볕에 앉아서 일을 하라고 하면 이렇게 하도 않을건데...

이놈이 언냐를 진정으로 사랑하기는 하는 모양입니다..ㅎ ㅎ

2시간이 지나도 소식이 없습니다.

아쉽고도 아쉽지만 오늘은 여기서 꿈을 접어야 할 것 같습니다.

낚시대를 접고 남은 지롱이와 새우는 다시 챙깁니다...

몸은 집으로 가라하지만 가슴은 다른 곳에서 꿈을 다시 펴보고 싶은 모양입니다.

 

 

 

 

작년 겨울에 나에게 한번의 실망도 안겨주지 않고 언냐들을 만나게 해 줬던 함평의 소류지입니다.

자리를 잡을려고 하니 잠자리 한 마리가 한가로운 여름날의 오후를 즐기고 있네요.

 

 

 

 

 

저수지 전역이 마름으로 덮였습니다.

앞에는 갈대풀이 올라오고 주변은 마름으로 뒤덮여 한눈에 봐도 좋은 포인트에

22, 26, 29 대로 겨울날의 추억을 떠올리며 꿈을 드리웁니다.

 

 

 

 

 

 

 

파라솔이 그늘을 만들어주고 바람도 적당히 불어주고

찌를 바라보는 마음에 다시 평온이 찾아옵니다.

 

 

 

 

작은 입질에 챔질하니 마름풀이 따라옵니다.

그 끝에 요상한 모양의 열매가 딸려오네요,

이게 마름풀 열매인가 봅니다. 진흙속에 박혀서 마름풀을 한자리에 고정시키나 봅니다. 

(마름풀 ; 마름과에 속한 한해살이풀. 연못이나 늪에서 자란다.

뿌리는 진흙 속에 박고 줄기는 물위에까지 가늘고 길게 뻗는다.

잎은 줄기 꼭대기에 뭉쳐나고 삼각형이며, 잎자루에 공기가 들어 있는 부낭(浮囊)이 있어서 물위에 뜬다.

여름에 흰 꽃이 피며 마름모꼴의 열매가 열리는데 이것을 까서 먹는다.

열매는 민간에서 해독과 위암 치료에 사용한다.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학명은 Trapa japonica이다.) 

 

 

 

  자세히 보면 솔찬히 무섭게 생겼습니다..허버 딱딱합니다, 가시도 날카롭고요.

 

 

 

 

새우와 지롱이 미끼에 소식이 없어서 한가지 메뉴를 추가합니다.

글루텐을 반죽해서 유혹해 봅니다.

 

 

 

 

 

전천후 미끼인 지롱이를 물고 늘어져서 처음으로 손맛을 전해준 이삔 붕어입니다.

수심이 2m 정도 되는 곳이다 보니 힘이 엄청납니다.

힘쓰는 것으로 보아서는 준척급 언냐인줄 알았는데.....

 

 

 

 

이곳에서 3시간 정도 낚시를 한 결과물입니다.

씨알은 별반 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하룻밤의 피로를 날려버리기에는 충분한 싸이즈와 마릿수로 손맛을 전해줬습니다.

이렇게 아까운 주말을 안타깝게 접고

아쉬움에 몇 번이고 뒤돌아보면서 한걸음 한걸음 집으로 향합니다.

 

왕언냐야!

현충일날은 꼭 만나자.....잉~!!!..........g

 

 

2013년 6월 2일